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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기 전에 읽어야 한다
2018 자살예방 캠페인 제작후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대부분 “다 괜찮아” “세상은 아직 살만한 세상이야” “자살을 반대로 하면 살자야” 아마 이런 대사들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들로 그들의 마음을 돌릴 있을까? 자살은 단순한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닌 고통의 끝을 택하는 행위다.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그들의 심경에 어설픈 위로는 오히려 결정을 굳히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잘 다듬어진 위로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그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는 ‘고립감’이다. 나의 문제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다른 대안을 가리고,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만든다. 세상에 홀로 서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대신 추상적인 위로가 아닌 구체적인 답이어야 한다. ‘혹시 자살을 생각하고 있어?’ ‘정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까?’ ‘이런 답이 있을지도 몰라’는 식의 실질적인 대화가 자살을 결심한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때까지 이 문제에 너무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 걸음 더 가까이 그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함께 하려면 우선 그들이 언제 우리를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그 순간을 알 수 있다. 모든 자살자가 사전에 보내는 신호 자살 징후 메시지. 이건 “나 자살하니까 관심 가져줘” 같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제발 살고 싶다. 누가 도와줘” 라는 간곡한 구조신호다. 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이 시점이 우리가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한다. 이 중요한 순간, 그들의 옆에 서 줄 수만 있다면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 자살의 다양한 시점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도심 위, 사무실 안, 교실 속에서 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중년 여성과 매일 회사가 지옥 같다는 남자, 그리고 친구에게 마지막 선물을 하려는 여고생, 이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피해자들의 모습이다. 이들을 통해 어설픈 위로의 말보다 지금 바로 그들의 옆에 함께 하자는 말을 광고에 담았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그들의 목소리에 끄덕여주고 문제의 답을 함께 찾아내는 것. 이제 자살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은 우리 모두임을 알아야 한다.
경제는 지지부진이고 사회는 여전히 삭막하다. 살려는 이들은 저마다 생계를 찾아 독립하고, 그렇게 사람들은 세상 위에 홀로 서있다. 그야말로 외로움의 시대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다 똑같은 표정의 사람이다. 왠지 나 같아서 챙겨주고 싶은 마음도 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에선가 우리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에는 잃기 전에 꼭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조금씩, 생명의 답은 죽음이 아닌 희망임을 모두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광고가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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