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의 박카스 광고들은 사람들에게 박카스의 이미지를 확실히 형성시켜주는 데에 치중되어 있었다. 덕분에 사람들은 박카스 하면 특정한 이미지를 생각해낼 수 있었고 이것은 박카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로 연결되었다. 결국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박카스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박카스에게 풀지 못한 과제는 매출 부분이었다. 박카스에 대한 이미지는 충분히 긍정적이고 호의적인데 판매부분에 있어 매출 증가가 크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던 당시 박카스 광고 담당자들은 박카스의 광고로 박카스의 매출 자체를 올릴 수 있는 광고를 생각해내어야 했다. 그래서 나왔던 광고의 카피는 바로 ‘진짜 피로 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였다. 이를 통해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다양한 ‘피로 회복제’ 로서의 개체들이 아닌 진짜 피로 회복제는 박카스 이며 이는 약국에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실제로도 이 카피를 통해 박카스의 매출은 상승세를 이뤘고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2011년 박카스가 약국만이 아닌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팔 수 있는 의약외품이 되면서 이 카피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하였다. 다시 새로운 카피로의 변화가 필요했던 박카스는 새로운 컨셉의 광고를 통해 의약외품 으로서의 박카스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시작하였다. ‘박카스는 박카스입니다.’의 카피로 풀려라 4800만, 풀려라 피로 캠페인을 진행하기 시작한 박카스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고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 된 2013년 박카스 광고는 ‘풀려라 5천만, 풀려라 피로’ 라는 캠페인 카피와 함께 ‘대한민국에서 000로 산다는 것’ 이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었다. 이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시리즈 형식으로 제작함으로서 재미와 공감을 형성시켜 박카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생긴다. 광고의 성공은 결국 브랜드의 성공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또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 이를 광고의 성공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최근 우연히 듣게 된 강연에서 한 드라마 작가는 이런 말을 하였다. ‘작가가 자신의 신념에 맞게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 작가가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가지고 시청자들이 좋아할만한 글을 쓰는 것, 어떤 것이 성공할 수 있는 드라마일까요? 그것은 성공이란 의미에 대해 여러분이 부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것입니다.’

광고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광고가 성공했는지의 여부는 광고에 대해 어떠한 생각과 가치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단순히 매출이 올랐다고 해서 그 광고가 성공했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고 매출이 오르지 못했다고 해서 그 광고가 실패했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많은 이들의 공감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해서 해당 광고의 성공 여부를 단정 짓는 것 또한 섣부른 판단이다.

박카스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광고를 제작하고 집행했다면 일차적으로 광고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집행 된 ‘대한민국에서 000로 산다는 것’ 이라는 컨셉의 광고는 전반적으로 박카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제고를 위한 광고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박카스 앞에 놓인 가장 중요한 과제가 과연 긍정적 이미지 제고였을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미 확고하고 좋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박카스는 단순히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라고 해서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소비자가 박카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benefit을 한 차원 높은 하나의 value로서 인식할 수 있도록 광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카스는 이미 같은 업계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박카스가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는 같은 카테고리 내의 제품들과 차별화 된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다른 제품들처럼 단순히 제품이 줄 수 있는 benefit를 전달하는 광고가 아닌 value를 전달하는 급이 다른 광고를 집행하여 피로 회복제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