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또 하나의 제품으로

주로 한 제품을 선택해서 시즌광고를 많이 했던 유니클로가 이번에는 제품광고가 아닌 유니클로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광고를 내놓았다. 에어리즘, 히트텍, 울트라 라이트 다운, 이지팬츠 등 거의 시즌마다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를 보다가 이렇게 기업을 어필하는 느낌의 광고를 보니 유니클로라는 브랜드에 대해 다시금 되새겨 보게되고 전체적인 이미지를 생각할 수 있어 새로웠다.

광고의 시작, 한 남성이 뛰어가는 모습이 연출된다. 그 주변으로 다양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잡히고 당신은 왜 오늘 그 옷을 입었을까요라는 카피를 시작으로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만의 진정성 있는 물음이 계속된다. 격하게 뛰어가는 남성과 의류브랜드답게 옷을 논하는 카피에 맞춰 주변 사람들이 입은 옷에 대해 슬로우모션으로 광고를 기획하여 유니클로만의 감각적인 광고 스타일을 부각시켰다.

광고 속 카피에는 다양한 물음이 있다. 소란스럽지도 않고 배경음악도 없는 잔잔한 목소리의 광고에서 그러한 카피는 타깃이 내가 된 것 같은 느낌에 집중도와 몰입도가 상당해진다. 광고를 보는 소비자 입장에서 나에게 묻는 것 같은 재차적인 질문에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진다. 질문 형식으로 된 카피에 귀가 쫑긋해지고 슬로우모션 효과로 인해 시각적으로 더 집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옷을 갖춰입고 뛰는 남성을 보며 유니클로에서 주장하는 활동성을 생각하게 되고 일상적인 움직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대표적 스타일인 베이직함을 생각하게 된다. 제품이 아닌 브랜드 광고이지만 별다른 설명없이도 브랜드가 충분히 어필된 광고이다.

유니클로의 방향성

현재 시중에 다양한 SPA 브랜드들이 있지만 그중에 선두를 달리는 브랜드는 유니클로이다. 매출이나 인지도나 BSTI, 즉 브랜드 가치 평가 지수 등 여러 방면에서 유니클로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의 기억 속에 이렇게 크게 자리 잡은 브랜드여서 인지 매번 광고가 하나 하나 나올때마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넘쳐난다. 의류 광고 같은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실제 옷을 입고 싶게끔 만들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인데 유니클로는 매번 제품별 고유 기능을 앞세워 머리보다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는 광고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광고 또한 유니클로의 브랜드 정신이 잘 드러나는 훌륭한 광고를 완성시켰다. 당신이 왜 옷을 입는지 앞으로도 계속 질문하겠다고 한다. 옷으로 더 나은 생활을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집중도를 높이면서 마지막에 훌륭한 카피로 소비자에게 쐐기를 박는 듯 하다. 옷으로 더 나은 생활을 만들기 위해 계속 질문하겠다는 그 한마디에 유니클로가 지향하는 가치가 느껴진다. 질문과 생각으로 사람들의 스타일과 그에 대한 이유를 연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더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 개발해 나가겠다는 브랜드 정신이 그대로 묻어나서 소비자들에겐 당연히 더욱 신뢰가 갈 수 밖에 없다.

마지막에 유니클로 LifeWear를 한 번 얘기하고 광고는 끝이 난다. 언제부턴가 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라는 태그라인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엔 이게 아니였지만 라이프웨어라는 태그라인을 사용하면서부터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졌고 소비자의 인식 속에 제대로 포지셔닝 했다. 패션도 아니고 유니폼도 아닌 라이프웨어라는 말에 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느껴진다. 소비자 입장에선 역시나 신뢰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태그라인을 참 잘 잡은 것 같고 장점도 있지만 단점 또한 없지 않은 패스트 패션에 대한 이미지를 브랜드 자체가 높여주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