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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 런칭 편
작성자: 1MONEY

 

돌아버린 현대카드, `방향 바꾼게 그리도 대단한가`라 묻는 사람에 대한 대답.

 


광고는 악이다. 적어도 몇몇의 사람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특히 유투브, 네이버 tv등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컨텐츠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에서 15초는 우릴 돌아버리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래서 제발 넘기지 말아달라고 읍소하는 광고도 생겨나기도 하는 등 바야흐로 광고의 무용론을 넘어 광고의 해악을 말하는 시대다. 광고가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글쎄. 이런 질문에 대답하려면 결국 남산에서 목매달고 죽는 것이 빠를지도 모르겠다. 다만 동시대의 모든 것은 동시대가 바라는 것의 결과다. 혼술족이 늘어난 데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고,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 대통령이 나온 이유도 있을 것이고 현대카드가 돌아버린 광고를 만든 데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돌아버린 이유는 광고의 쓸모를 넘어 제품의 쓸모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자리잡은 것을 생각해보고 싶다. 남산으로 갈 땐 가더라도 말은 하고 가야 덜 억울할 것 아닌가.

사람도 넘쳐나고 광고도 넘쳐나지만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산업화 시기의 소품종 대량생산을 지나 이제는 다품종의 시대가 도래했다. 어딜 가도 제품, 상품을 찾아보지 못하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기능은 압도적으로 특출나지 않는 이상,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그리고 유래가 없는 저성장을 맞이해 소비 자체를 줄이는 판국에서 만들고 파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제품을 사는 소비자도 밥은 먹어야 하고 제품을 만드는 사람도 밥은 먹어야 하고 광고를 만드는 사람도 밥은 먹어야 한다. 모두가 처지는 다르지만 밥의 지엄함은 누구에게나 동등하다. 먹고사니즘이란 이유로 모든 것이 정당화 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목소리를 누르고 밥그릇을 빼앗는 짓 또한 정당화 될 순 없다. 그리고 우두머리가 아닌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 사람을 때려잡는 건 뭐랄까. 순서가 잘, 못 됐다.

필요한 것은 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먹고 사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먹고 사는 것만이 목표가 된 삶은 그 얼마나 애잔한가. 먹는 것 이상의 삶은 쓸모 없어 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쓸모가 있다. 이러한 까닭에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는 그렇게도 개인의 니즈보다는 욕망을 잡아내라고 말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욕망을 잡는 데는 다홍치마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다홍치마가 필요하다. 얼핏 보면 다홍치마에 방점이 찍혀 있는 듯 보이나 사실 이 속담은 같은 값에 더 무게를 둔다고 생각한다. 같은 값이 아니라면 다홍치마는 비교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 실속, 쓸모만 있다면 껍데기는 상관 없다는 식의 사고는 광고와 제품에 대해 쓸모란 물음을 강요한다. 글쎄 텍스트와 스타일이란 진부한 주제의 정답은 베컴 형님이 말했듯이 ‘둘다’라고 말 할 수밖엔 없겠다. 그리고 애플에 열광하고, 디자인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며 얼굴이 열일하는 시대에서 쓸모를 묻는 대답이 그리 유용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현대카드는 엇비슷한 것들 중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유용함을 말해야 함과 동시에 그 이상을 말하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그런 것이 전략적으로 잘 먹힌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수많은 상품 때문에 선택장애로 돌아버리는 상황에서 카드를 돌려버리는 것은 쓸모 없어 보이지만 정말 쓸모가 있다. 또한 이를 더욱 돋보여 주는 것은 그들이 놓치지 않는 위트다. 사실 이런 쓸모에 관한 지루한 100마디 글보다 감각적이고 센스 있는 15초가 더욱 많은 말을 한다. 활자가 소통의 주요한 수단인 사람으로서 대단히 부럽다. 어쨌든 돌아버린 현대카드는 쓸모냐 존재냐란 물음에 대해 유쾌하게 대답함으로써 모범 답안의 지위에 오른다.

쓸모에 따라 가치가 판단된다는 것은 애잔하다. 수학문제를 풀지 못하는 아이는 엄마에게 필요가 없을까? 하지만 쓸모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 사회의 원리인 것을 어쩌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갈 수 밖에 없지만 먹어온 것이 절밥이라 쓸모를 묻는 사람에게도 부처님의 자비가 내리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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