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광고를 봤을 때의 느낌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먼저 지금까지의 아파트 광고와는 뭔가 다른 색다름에 놀랐고, 마치 광고기획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광고의 느낌 때문이었다. 광고를 계속해서 돌려봐도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만드는 이 세편의 광고는 지금까지 아파트 광고에서 보여주던 품격이나 고급스러움은 온데간데없이, 카피 문구 그대로 ‘진심’이 느껴지는 새로운 형식의 광고였다. 우리나라의 사람들 대부분이 고급스럽고 비싼 집에 살기를 원하겠지만, 집의 가치란 단지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기 마련 아니겠는가?
톱스타가 나와 조깅을 하고, 유럽의 성 그림이 나오고, 명품드레스를 입고 만찬을 즐기는 식의 식상하고 위화감을 주는 기존의 아파트 광고는 반드시 그 곳에 살아야 품격이 높아진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 또한 그곳에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깔아뭉개서 얻으려는 권위와 특권에 일부 소비자들은 불쾌감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더욱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 실질적인 소비자들의 눈에 이 광고는 더욱 공감을 얻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인기 없는 1층을 위해 그 곳을 바람길로 바꾸거나 현관문을 따로 만들고 1.5층을 설계하는, 그야말로 건설사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이 부분 역시 단순히 아파트의 장점이나 특징을 부각시키는 형식이 아닌 당신을 진심으로 생각하며 집을 짓는다는 따뜻한 느낌을 갖도록 잘 표현한 것 같다. 또 다른 편에서 입주민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새집증후군을 줄이기 위한 입주 전 난방가동의 사례 역시 소비자를 향한 배려심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 난방을 가동한다는 것을 ‘집을 굽는다’로 기발하게 표현한 점도 인상 깊었다. 아이디어란 전혀 새로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약간만 바꾸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표현이었다.
어쩌면 이 광고는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왜 이러한 이야기를 보지 못했을까? 바로 기존의 아파트 광고는 이들이 말하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 과장되고 왜곡된 이야기만 늘어 놓았기 때문이다. 합리성, 효율성을 더 중시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진심을 주장하는 것은 자칫 역행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모든 마케팅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소비자, 고객들이 '이 기업이 나를(소비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는구나'라고 믿게끔 만드는 게 아닐까? 겉멋에 치우치지 않고 집을 짓는 사람들의 진심을 말하는 이런 광고야말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아파트 광고는 아파트 자체에 대한 광고인 동시에 아파트 브랜드의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 기업pr적인 성격도 가진다. 그런 점에서 이 광고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가장 적확하고 영리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럭셔리의 극치를 보여주는 아파트광고와 진심을 말하는 광고 사이에서 소비자들이 이사를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곳을 과연 어디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