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고전하는 프로스펙스

언젠가부터 프로스펙스는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에 밀려 소비자에게 외면 당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나 역시 상품으로서의 프로스펙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제품의 디자인이나 바뀐 bi 등은 소비자의 needs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세련되지 않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심한 국내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는 점에서, 프로스펙스는 우리가 예의주시할 가치가 있는 브랜드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 '프로스펙스 w'의 광고를 시청한 후 프로스펙스 브랜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_도전을 위한 전략

하지만 쉽지는 않다. 거대 자본을 무기로 하여 전방위로 쏟아지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광고 물량공세를 프로스펙스가 정면으로 부딪혀 싸우기는 그 힘이 한없이 부족해 보인다. 그러므로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이 가진 가치와 이미지를 쫓기보다는 게릴라전과 같은 방법으로 그들의 약점을 벌려놓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거대 브랜드들은 몸집이 커질수록 제품의 기능적인 benefit보다는 감성적 benefit으로 소비자에게 소구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래서 '프로스펙스 w'의 cf는 그 틈새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기능적 강점을 무기로 하여 앞선 브랜드들에게 도전하려 하고 있다.

_카테고리의 이동

기능적 benefit으로 소구하려는 프로스펙스가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그럼 과연 어떤 카테고리에서 싸워야만 승산이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너무나 분명하게도 거대 브랜드들이 선점하고 있는 카테고리에서 그들과 경쟁하려 하는 것은 자폭행위와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소위 블루오션이라 불리는 새로운 카테고리 시장으로 전장을 이동하여 새로운 needs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것이 프로스펙스를 위한 최선의 전략일 것이다. 이에 프로스펙스는 시장 조사를 통하여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운동이 워킹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워킹화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이동하여 그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 그리고 '프로스펙스 w'의 광고는 그 의도를 숨김없이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_왜 러닝화를 신고 걸으시죠?

'프로스펙스 w' cf의 가장 큰 장점은 clearness이다. 광고의 기승전결은 옆으로 새지 않고 목표를 향하여 한 곳만 바라보고 달려나간다. 광고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 '왜 걷기 운동을 하는데 워킹화 대신 러닝화를 신느냐?'는 것이다. 이 메시지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인지부조화를 일으킨다. 이에 걷기 운동을 하는 소비자들은 선택을 하여야 한다.

현재 자신의 러닝화에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걷기 운동을 위하여 새로운 워킹화를 구입할 것인지...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행동보다는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미 러닝화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굳이 새로운 워킹화를 구입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하지만 아직 행동을 결정하지 않은, 이제 막 워킹을 시작하려는 많은 소비자들은 광고를 보고 프로스펙스의 워킹화에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프로스펙스 w'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러닝화와 더불어 운동을 하려는 소비자들의 고려상품군 안으로 효과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제 프로스펙스는 야심 차게 자신들의 주사위를 던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를 이끌어나갈 부가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선전해 나갈 것을 믿고 응원한다.

덧붙여, 희망적이게도 지금 걷기 운동을 하는 많은 소비자들의 러닝화도 언젠가는 닳아 바꾸어야 하는 날은 분명히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