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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된장녀’는…

‘된장녀.’ 얼핏 들으면 촌스럽기까지 한 이 말로 매스컴과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된장녀의 명확한 정의는 내려져 있지 않다. ‘미국식 레스토랑에 집착하고, 미국 드라마에 열광하는 등 자신을 뉴요커라고 간주하는 미혼여성’, ‘한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명품으로 치장하고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여성’ 등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렇듯 여러 가지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된장녀에 대한 단편적인 모습들을 종합해보면 ‘겉모습에 치중하며 허영심이 가득하고, 자신의 경제 수준보다 높은 소비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모든 가치보다는 부에 대한 추구가 높은 젊은 여성’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만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듯 된장녀에 대한 모호한 정의는 몇 년 전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개똥녀’와 같이 특정 계층 또는 일부 계층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남자와 대별되는 20대 여자 전체’를 포괄하면서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실제로, 현재 된장녀의 대표적인 인물로 언급되고 있는 인물(모 아나운서, 할인카드 얘기로 비난받는 젊은 연기자, 스타벅스를 들고 있는 여자 대학생)들을 보면, 이러한 된장녀의 개념이 단순히 한 계층이 아니라 20대 여성을 포괄적으로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논쟁의 화두인 된장녀로 대변되는 20대 여성들이 된장녀의 특징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

이러한 ‘된장녀 신드롬’의 허와 실을 LG애드에서 매년 실시하는 ‘CPR(Consumer Profile Research)’데이터를 통해 실증적으로 알아본다.



Ⅱ. ‘된장녀’라 비하되고 있는 20대 여성들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된장녀에 대한 모습들을 종합해보면 ‘외모 지상주의, 명품 선호 등 능력 이상의 과소비, 물질 우선의 가치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1)외모 지상주의
된장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외모 가꾸기에 몰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외모 중시 성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는 요즘 시대의 트렌드다. 오히려 기존에는 외모에 대해서 비교적 덜 민감했던 남성들의 관심의 증가 정도가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외모에 대한 관심은 ‘남녀간의 차이’보다는 ‘세대간 차이’를 더 크게 느끼는 20대들의 공통된 특징이라고 파악하는 게 옳다. 다만 이러한 외모에 대한 관심이 발현됨에 있어서는 남녀간의 차이도 있고, 공통점도 있다.
결국 위의 그림들에서 알 수 있듯이 유행에 민감한 계층은 분명 20대 여성임에 틀림없지만, 외양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정도는 남성이나 여성 둘 다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품 선호 등 능력 이상의 과소비
된장녀의 특징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맹목적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추구이며,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능력 이상의 과소비 성향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20대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명품에 대한 추구욕이 강하고 소비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한 것일까?

실제로는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정도에 있어서 남녀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20대 남성들이 유명 브랜드 추구 성향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명품이 외제 상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국산이 아닌 외국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정도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 대학생들 또한 까르띠에 시계, 발리 구두, 아르마니 안경테 등 ‘나를 표현하는’ 명품들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LG애드 조사).

이렇듯 명품에 대한 선호는 남녀간의 차이가 없고, 단순히 한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 광범위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향은 소비의 양보다는 질을 따지는 현재 소비문화의 트렌드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소비행태적인 측면을 살펴보더라도 결코 20대 여성이 남성보다 과소비 성향이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일한 제품을 살 때 좀더 싸게 사려는 노력을 하는 데에 있어서 20대 남녀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축도 20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저축을 많이 하고 있었다. 실제, 이러한 모습들을 봤을 때 20대 여성들이 단순히 명품을 좋아하고 과소비를 한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3)부에 대한 가치관
된장녀 논란의 핵심은 ‘20대 여성들이 다른 모든 가치에 비해 물질, 즉 부에 대한 추구 성향이 높다’고 말하는 점일 것이다. 실제, ‘된장녀는 남자들의 부에 편승해서 안락함을 누리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남자들이 된장녀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부에 대한 추구 성향이, 여성이 남성에 비해 크게 높다는 것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실제, 여대생들의 경우 과거에 비해 관심이 다양한 방면으로 표출되고 있으며, 자신을 계발하는 데에도 과거 어느 세대보다도 노력을 하는 계층이다. LG애드가 기존에 수행했던 세대 연구의 결과물을 보더라도 여대생들의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는 남자들에 못지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Ⅲ. ‘오해와 편견’, 그리고 ‘사실’

앞서 살펴본 대로 된장녀로 대변되는 20대 여성들의 부정적인 면들이 결코 남성들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된장녀 논란은 단순히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반감이 부른 오해의 결과물일까? 여기서 한번 되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이렇듯 남성들이 느끼고 있는 여성들에 부정적인 이미지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최근 젊은이들의 큰 관심거리요 하나의 유행이 되었던 것들을 살펴보자. <위기의 주부들> 등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드라마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드라마 속에서 비친 여성들의 모습이 어쩌면 지금 된장녀 논란을 촉발한 것은 아닐까? 드라마 속의 여성들의 모습을 하나의 ‘틀’로 가지고 자기 주변의 여성들을 그 틀 속에 꿰맞추려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떤 하나의 행동이라도 드라마 속의 그녀들과 비슷한 점이 있으면 ‘다 그럴 것이다’라고 여기는 비합리적인 판단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아울러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 또한 한 몫을 한 게 아닌가 싶다. 20대의 실업률이 높아지고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경제상황 속에서 아직도 남자가 여자를 책임지고 보살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는 남자들이 과거와는 달리 소비수준이 높아진 여자들을 보며 부담을 느낀 것도 ‘된장녀’ 논란의 한 원인일 수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단순히 하나의 현상(자판기 커피보다 스타벅스 커피를 즐김, 명품 가방을 들고 있음 등)만을 보고 한 사람 혹은 일정 계층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분명 올바른 자세는 아닐 것이다.




: 김 형 민 | AP 2팀 대리 (khm31@lgad.co.kr) / 출처 : LG Ad 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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