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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명: 드라이피니시d 작성자: KOLP2000
[본문]
맥주광고를 보면서 맥주가 마시고 싶지 않다면, 그것은 맥주 광고가 아니다.
 
나는 맥주 전문가도, 전문 광고인도, 전문 칼럼니스트도 아니지만, 감히 이렇게 먼저 말하고 싶다. 이렇게 하나의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쥐어짠 아이디어들이 긴 회의와 토론 끝에 과감히 버려지며, 비용차원을 떠나 엄청난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 제작과정이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 광고가 실패한 광고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들인 시간과 제작비와 노고가 얼마나 들었는지를 기준으로 광고를 평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직하게 말하면, 나는 맥주 매니아이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면 꼭 그 나라의 맥주를 마셔보고, 우리나라의 맥주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국내외맥주는 한번씩은 꼭 맛을 보아야 하며, 마트에 진열되어있는 맥주들의 색색깔의 라벨들을 보기만 해도 흥분되는 열혈 맥주 팬이다. 그런 면에서, 국내 최초 드라이맥주인 드라이피니시d는 맥주고유의 쌉쌀한 맛과 깨끗한 뒤끝을 살려낸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하이트는 덴마크의 맥주 연구소와 함께 14년이란 긴 시간동안 엄청난 투자를 해서 효모를 개발했으며 젊은 층에게 소구하기 위해, 병의 모양과 로고의 디자인까지 차별화했다. 광고 또한 런칭광고 이전에 티져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44일 동안 수도권지역에서만 1000만병의 매출을 올리는 기록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정작 본 런칭광고는 맥주의 맛만큼도 매력적이지 않았다. 분명히 우리나라 일반 맥주 광고와는 다르게, 유명 연예인의 등장이 없었고, 맥주를 마시고 캬아-하는 표정과 소리를 담지 않았으며, 20대의 클럽이나 라운지의 문화가 담긴 젊고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이 느껴지긴 했다. 그러나 티져와 별다를 바 없는 형식의 런칭 광고는 분명 맥주에 물을 탄 듯한, 바로 그 싱거운 맹물맛이었다. 키가 크고 멋진 모델들이 나와 외국에서 요트를 타고 맥주를 즐기는 모습은 이국적이고 시원해보였지만, 정작 맥주가 좀처럼 ‘땡기지’ 않았다. 드라이피니시d의 USP인 샤프한 ‘끝맛’을 알려주는 헤드라인 카피만 있을 뿐, 그 깔끔하고 깨끗한 뒷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맥주광고, 그렇게 어렵나? 저 맥주 맛있겠다는 느낌만 주면 어디가 덧나니?
 
하이트는 이렇게 차별화된 광고를 이른바 ‘슬로 & 스테디’ 형식의 마케팅이라고 하면서, 드라이피니시d의 급격한 이슈화보다는 서서히 소비자들 안으로 파고들어 시장을 잠식할거라는 포부를 여러 기사에서 밝히고 있다. 그리고 엄청난 액수의 돈을 프로모션 마케팅에 쏟아붓고 있다. 물론 TV 광고인 ATL과 BTL 모두 집중한 전략을 짜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맥주는 술이고,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캐주얼하면서도 편한 알콜 음료가 된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는 맥주가 소주보다 비싸서 ‘유럽’ 냄새가 많이 났다면, 지금은 생활 속에서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장 대중화된 술이다. 소주는 도수가 높고 막걸리는 배가 부르다면, 맥주는 간단하게 편의점에서도 간단히 과자 한 봉지, 혹은 아예 안주 없이 누구나 한 캔 정도는 마실 수 있는 유일한 술이다. 그렇다면 맥주 자체의 포지셔닝을 다가가기 어려운 이미지로 담아낸다면, 정말 모두를 위한 술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제품 타깃이 젊은 층이기에, 그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 오로지 맥주의 고급스러운 ‘이미지화’라면 진짜 감성적인 20대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까? 누구나 다 명품을 두르고 요트를 타며 멋진 외모를 가진 애인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싶지만, 마음에 정작 와닿는 현실은 아니다. 오히려 맥주를 마시며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거나, 자신의 가장 친하고 편한 사람과 함께 마시는 맥주 한 모금이 더욱 시원할 수 있다는 젊은 층의 숨겨진 Insight를 건들였다면, 기존 맥주의 맛과 같이 진부하고 맹물같은 광고 이미지는 사라지고 더불어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공감대까지 얻을 수 있는 차별화된 광고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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