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기사 CF보기
목록보기
 






광고명: 사조참치 -진격의 참치캔 편
작성자: A000186974

딴청 피우다 옆구리 찌르기

 

즐거움이 읽혀진다

작가가 신나게 써내려간 소설은 행간에서 그 희열이 읽혀진다. 이 광고가 그렇다. 이 엉뚱하고 기발한 광고는 광고인들이 즐겁게 머리를 굴린 흔적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이 광고를 보다 보면 어떤 연상작용과 화학작용을 거쳐 이 광고가 탄생했는지 그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하다.

이 상품의 광고주 OT를 받고 나서 광고인들은 흥분에 들떴을 거다. 상품부터가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었을 테니. 기존의 ‘참치통조림’들은 내용물인 ‘참치조림’에만 집중했다. 참치통조림 광고들은 한결같이 ‘품질’과 ‘맛’이라는, 사실 소비자들은 거의 구분하지도 못하는 추상적인 특장점을 제시하는 데 머물렀다. 그런데 사조참치는 ‘참치통조림’에서 ‘통’으로 시선을 돌렸다.

참치통조림 역사상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인 USP를 가진 참치통조림의 탄생이다. 그러니 관건은 단 하나다. 이 독보적인 USP를 어떻게 대중에게 각인시킬까. 상품 자체가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걸 제외한 나머지는 자유로운 상상력의 그라운드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 광고인들은 초특급 품질의 참치를 확보한 스시장인처럼 들뜨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다.

방심하는 사이 각인된다

안심따개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기존의 통조림뚜껑들이 제공하는 불안에 대해 먼저 말해야 한다. 그 불안이란 소비자가 손을 벨 염려가 있다는 점이므로 자연스럽게 위협소구가 동원될 수밖에 없고, 위협소구는 언제나 대중의 비호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를 동반한다. 어떻게 대중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그들을 위협할 수 있을까.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난제에 이 광고는 훌륭한 답을 내놓는다.

위협소구에 유머를 덧발라 위화감을 상쇄시키는 건 흔한 수법이지만, 본 광고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반어법으로 접근한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기존 참치통조림뚜껑을 정말로 ‘날 잘 드는 칼’로 제시하면서 비유관계를 역전시켜버린다. 거기에 2013년 홈쇼핑 히트상품 장미칼 CF의 톤 앤 매너를 빌려오며 패러디하는 재치까지. 광고의 세세한 결마다 제작팀들의 머리에서 머리로 이어진 상상력 연쇄폭발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이 광고에서 가장 영리한 점은, “사조참치”라는 상품명이 거의 러닝타임 1분이 가까워져서야 등장한다는 점이다. 1분 30초 광고에서 1분 동안 상품명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건, 시청자에게 1분 이상의 집중력을 기대한다는 건 대단한 용기다. 하지만 사실 이 광고가 1분 동안 숨기는 것은 광고의 상품명이 아니라, 이 영상이 광고라는 자체다.

광고의 과잉공급으로 대중들의 광고 혐오가 극에 달한 시대, 어쩌면 광고의 가장 큰 적은 광고 그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광고가 본색을 숨기는 1분은 시청자를 광고에 대한 경계심으로부터 무력화시키는 무장해제의 시간이다. 상품명은 시청자가 완전히 방심한 뒤에야 슬그머니 옆구리를 쿡 찌르며 등장하니, 이건 뭐 눈 뜨고 당하는 거다. 이 정도면 재치를 봐서라도 한 번쯤은 저 사조참치 안심따개를 뜯어봐야겠다 싶다.

동원참치의 지느러미를 잡아채다

개인적으로, 또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참치통조림 하면 자연스럽게 동원참치를 떠올릴 것이다. 이토록 기발한 광고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시장 1위를 점유하며 대중의 무의식까지 점유한 동원참치의 위력은 여전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늘 그래온 것처럼 통조림 코너에서 동원참치를 집어들었던 사람도, 차갑고 단단한 통조림뚜껑을 보며 자연스레 사조참치의 안심따개를 연상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이 광고는 멋진 반격을 해낸 셈이다.

해당 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더해 보세요.(40 내공 적립)

FAQ

Contact

개인정보취급방침I회원약관I회사소개
06039)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12길 25-1(구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11-19)
사업자등록번호 : 211-87-58665 통신판매업신고 제 강남-6953 호 (주)애드크림 대표이사 : 양 숙
Copyright © 2002 by TVCF.All right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