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광고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끄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런 광고의 틀을 깨버린 광고가 여기 있다. 바로 이마트의 와인 장터 캠페인 ‘와이너리’ 광고이다. 이마트 와이너리 광고는 3분이 조금 안 되는 길이의 광고로, 기존 광고에 비하면 굉장히 긴 편에 속한다. 이렇게 긴 러닝타임에도 집중이 깨지지 않고 큰 호평을 받은 광고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What to say?
언제 어디서나 우리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는 와인, 그런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와인장터
How to say?
와인과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농촌 마을 사람들이 와인을 즐기는 모습을 통해
와인에서 느껴지지 않았던 정겨움을 느낄 수 있게 유도
How to make?
농촌의 모습이 잘 보이는 농촌 마을을 찾고, 실제 그곳에 살고 계시는 노인 분들을 섭외하여 다큐 형식으로 제작

대중에게 ‘와인’이라는 인식은 ‘어렵다’,‘특별하다’ 일 것이다. 종류도 너무나 다양하고 이름도 생소한 와인은 특별한 음식과 함께 즐겨야 할 것 같고,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나 마실 것 같은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이너리 광고에서는 와인을 마셔본 적 없을 것 같은 사람들, 와인을 마시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격식 없이 물처럼 와인을 마신다. 기존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와인은 어렵다, 특별하다의 틀을 완전히 깨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마트의 이름, 이마트에 제품보다 와인에 집중한 광고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1등 기업에게는 산업 성장이 가장 큰 매출 성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업의 성장을 위해 다소 어려운 이미지로 다가왔던 와인의 이미지를 뒤집는 것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기 위해 와인과 가장 거리가 먼 요소들을 끌어들였다. 그것이 바로 ‘와이너里’ 즉, ‘농촌 마을’인 것이다. 영상 내내 농촌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와인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준다. 그들이 와인을 새참으로 선택하고, 사람들이랑 친목을 다지기 위해 와인을 마시고, 아침엔 믹스 커피 대신에 와인을, 치킨과 함께 와인을 마심으로써 와인은 어쩌면 흔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이라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인지시킨다.

그리고 동시에 와인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어쩌면 진부할 수 있는 설정들을 광고 모델들의 어투를 그대로 살린 대사들, 연기들 또 배경음악과 자막을 통해 신선해보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마지막엔 NG컷을 그대로 살렸는데 앞의 연출들이 완벽해서 그런지 NG컷마저 의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마트 와이너리 광고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광고를 한 편 보면 왠지 영화를 한 편 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제품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브랜드에 스토리를 부여하는 광고들은 요즘들어 더 많이 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이오를 찾아서’ 광고라든지, SK하이닉스이 ‘우주로 가라’ 광고가 와이너리를 포함해 스토리를 담은 광고의 예로 볼 수 있다. 왠지 광고 같지 않은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틱한 느낌 때문에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스토리를 담은 광고는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지루함을 견딜 만큼 얼마나 크리에이티브한 발상인지가 중요하다. 또한 TV에 광고를 실을 수 없다는 점에서 작 품성에 비해 홍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 찾아보고, 이를 재밌게 여긴 소비자가 SNS에 업로드 함으로써 소비자가 매체가 되는 광고라는 것에서 의의가 있다. 이처럼 얕은 단점도 있지만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여러 강점을 가진 이마트 ‘와이너리’ 광고는 광고 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