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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명: 대한항공
작성자:
BYHAAH


한국이 한국을 보기 시작했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 ‘북쪽 육로’는 무기한 이용이 불가능. 외국으로 나가려면 비행기나 배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배 또한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을 제외하고는 긴 소요시간으로 인해 사람을 실어 나르는데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해외로 나가는 방법은 비행기가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 그중에서도 멀면 멀수록 수익을 낼 수 있는 미주와 유럽이 국적기의 주력 취항지 되시겠다. 멀수록 항공료는 비싸지만 그 꿈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뭬야? 국내선 광고라고? 우선 최근 대항항공의 저주라는 우스갯소리는 농담으로 넘기자. 그렇더라도 저가 항공사가 국내선 점유율 40%를 돌파하여 연일 흑자로 돌아서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항공 한국편 광고는 '왜 하필 한국?' 이라는 물음표가 먼저 떠오른다. 신선하기는 하나 땅이 좁고 고속도로와 철로 연결이 잘 되어있는 대한민국에서는 비행기보다는 차나 기차를 선호한다. 겨우 유지하고 있는 혹은 존폐를 논하고 있는 국내선 공항만 봐도 제주와 부산을 제외한 국내선 이용이 얼마나 미미한지 알 수 있다. 저가항공사는 ‘저가’여서 사랑받는다. 광고를 아름답게 뭉클하게 만들어도 즉, 관심과 시선을 붙잡는 데에는 성공하였더라도 그것이 도로와 철로, 저가 지향 고객을 얼마나 흡수할지 그래서 그것이 구매욕구로까지 미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았다. 이 광고가 해외에서 방영된다면?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국내에서 시작했지만 장기적인 캠페인의 최종목표는 분명 대한민국 밖을 향하고 있다. 우리가 외국에 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올 수 밖에 없는 외국인들에게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까. 유럽이나 미국에서 아시아로 오는 승객을 도쿄나 홍콩, 싱가포르가 아닌 인천을 통과하게 만들 수 있다면. 아하! 밖에서 안으로. 이 또한 주력노선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이 역발상, 기가 막히다. 결국 이번 대한항공의 한국 캠페인은 우리에게는 자긍심을 해외에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매우 영리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항공사 광고가 지금까지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겨냥하여 외국의 이국적인 풍경 혹은 품격 높은 항공기 기체를 소재로 다뤄왔다는 점에서 항공사 광고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기획을 할 수 있는 데에는 몇 년 전부터 조성되고 있는 어떤 분위기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겠다.




한국인이 한국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표현의 한계가 없는 우수한 글자라고 생각한다. 삼청동에는 한옥을 개조한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고급’이라는 포지셔닝을 차지했다. 한식은 암을 예방해주고 건강에도 좋은 웰빙식품으로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내국인의 한국관광 인식을 전환 시키는 데에 인기 예능프로인 1박2일의 역할도 한 몫 했다. 이 열기에 기름을 부은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연일 보도되고 있는 연예기획사 SM의 월드투어 콘서트다.



SM의 파리공연의 성과는 기존의 월드투어와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나, 미주와 서유럽에서도 한인교포, 동양인이 아닌 서구 현지인에게 어필했다는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그 나라에 대한 사랑은 문화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사랑은 시작일 뿐 그 길 끝에는 그 나라에 대한 맹목적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애플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애플마니아처럼. 이런 일련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이제 우리문화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자존감이 수직상승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대한항공 한국편의 첫 광고는 그 서막을 알렸다.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국내용 한국편 광고의 화면구성은 우리 것을 우리조차 창피해하던 10년 전이라면 촌스럽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10여 년 전,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던 그 시절부터 격동의 변화를 고스란히 체험한 세대는 ‘우리’를 전면에 내세운 이 광고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다. 이번 광고는 국악으로 편곡한 위풍당당 행진곡을 다시 사용하는 영리함도 보인다. 같은 음악의 다른 느낌, 그 때와 지금의 달라진 너와 나. 우리는 더 이상 바닥을 보지 않는다. 이제 하늘을 보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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