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을 전화기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나는 아이폰4 오너다.홈 버튼은 1년 전에 고장이 났고, 새로나온 어플들이 버벅이기 시작했다. LTE의 속도를 즐기지도 못한다. 약정은 4개월 전에 끝났지만, 나는 여전히 휴대폰을 바꿀 생각이 없다.

왜일까?

휴대전화가 전화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기계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다.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듣고, 잠도 깨워주고, 스케줄도 관리하고, 게임도 하고, 은행업무도 보고,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TV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스마트 폰은 이제 전화기의 개념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의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하고 있다. 2년 4개월 동안 함께 한 스마트 폰은 내 삶이고, 추억이 되어버린 것이다.

기능 보다 감성

우리나라 스마트폰 광고 시장은 최신 기능을 앞세운 시리즈물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작은 기능들까지도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엮어 나가는 것을 보면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구미가 당기는 게 당연하지만, 그만큼 브랜드 충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성능이 선택의 기준이기 때문에, 경쟁사가 새로운 기술이 선보일 때 마다 구매층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폰은 범람하는 성능경쟁 속에서 유일하게 감성으로 어필하고 있다. 아이폰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아이폰이 삶의 일부로써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부쩍 늘어난 감성광고들이 심장을 콕콕 찌르는 음악과 카피로 소구한다면, 아이폰 광고는 아이폰이라는 제품 속성에 맞게 잔잔한 음악과 심플한 카피로 소구하고 있다. 제품 특성과 잘 맞아떨어지는 광고이다보니 아이폰 사용자들이라면 깊은 공감을 느낄 것이고, 이는 곳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