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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dellaida

요즘 진행되고 있는 페브리즈 광고는 페브리즈를 뿌리는 사람은 비단 주부 뿐만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상황에 따라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여러 편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가족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의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며 악취를 인공적으로 제거해 주는 생활 용품인 페브리즈에 대한 반감이나 불신감, 인공성 등을 강등 시키며 따뜻하고 자연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요즘 진행되고 있는 시리즈 중에 stereotype의 여성의 모습을 판에 박힌 시선으로 처리한 ‘엄마’ 편은 메스미디어가 수용자에게 그릇된 가치관이나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여지없이 들어내어 보이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암묵적으로 묵인해온 우리 사회의 주부들의 가정을 위한 일방적인 자기 희생과 봉사에 대한 구태의연하고 남성 중심적인 시선을 바로 그것이다.

화창한 어는 주말 오후, 딸은 아버지와 함께 거실에서 오손 도손 과일을 먹고 있다. 참으로 따뜻하고 정겨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머리 속을 스친다. 아마도 과일을 사고 준비했을 이 가정의 주부인 어머니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바로 그녀는 그 순간 혼자 침실에서 냄새 제거를 위해 열심히 페브리즈를 뿌리고 있다. 딸아이는 이런 청결한 어머니를 자랑스러워 하고 심지어 아버지는 딸아이에게 엄마만큼만 되라고 한다. 결정타는 이 대화를 들은 주부가 더 신이 나서 열심히 페브리즈를 발사하는 모습이다.

물론 가사 노동의 가치와 신성함을 얕보는 것은 아니다. 주부들이 이 광고를 보고 가족들에게 인정 받는 훌륭한 주부가 되기 위해 페브리즈를 구매한다면 이 광고는 성공한 광고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광고에서 그리고 있는 가정 안에서의 어머니의 위치는 지금 현대사회에서 변모하고 있고 또 추구해야 할 여성상과는 매우 동떨어져 보이며 심지어 가정에서의 어머니 혹은 주부의 진정한 역할과 의미를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광고 제작의 첫째 목표가 상품 판매량 증가에 있다고 하지만 제작자가 메스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전달력과 영향력을 고려해 본다면 단순히 가족들을 위해 청소하고 빨래하는 부지런한 어머니와 그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던 기존의 가정 안에서의 주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답습하기 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 가정의 모습에 걸 맞는 평등하고 현실적인 주부상을 제시해 주길 원한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전반적으로 산뜻하고 기분 좋은 페브리즈광고 시리즈 중 옥의 티처럼 걸리는 ‘엄마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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