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광고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뭉클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Brilliant Memories’ 라는 주제 아래 한 사람의 사연이 담긴 자동차를 새롭게 탄생시켜 그 사람의 추억을 되돌려주는 현대 자동차의 광고는 나뿐만 아니라 이 광고를 본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줬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광고는 30년간 택시 기사로 일을 해온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위해 택시 기사로 일을 하며 인생의 3분의 1을 택시와 함께 보냈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 택시 기사를 은퇴해야 하는 때가 오고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택시와도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할아버지의 사연을 듣고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여 할아버지의 빛나는 30년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도록 자동차를 재탄생 시키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다시는 보지 못할 줄 알았던 택시를 할아버지는 자신의 은퇴식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30년동안 택시 기사로 일을 하느라 한 번도 뒷자리에 타보지 못한 할아버지를 위해 아티스트는 택시의 뒷자석만을 남겨둔 채 할아버지를 그 자리에 앉게 만들어준다. 결국 할아버지는 자신과 함께 삶을 보냈던 택시와 다시 만나게 되는 걸로 광고는 끝이 난다.

우리 삶속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이 이야기는 광고가 끝나고나서도 우리의 마음 속에 잔잔한 감동을 남긴다.
어느새 우리나라 사람들 중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2천만명으로 2.8명당 1대를 소유하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자동차를 빨리 바꾸는 사람도 존재하겠지만 지금 이 광고에 등장하는 할아버지처럼 수십년간을 같은 자동차와 함께 살아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광고가 감동을 주는 이유는 여기에 존재한다. 자신과 삶을 함께 보내온, 마치 인생의 동반자와 같은 자동차와 이별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드러내고 그 부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는 이 광고를 통해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걸까?
작은 여유도 찾을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삶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것에 신경 쓸 틈이 없다. 그러다 문득 이 광고를 보고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자동차를 떠올리게 되고 그 속에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동차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 광고의 주인공처럼 은퇴를 하면서 자동차와도 이별을 하게 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지금 현재 자동차와 함께 삶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나처럼 아직 자동차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광고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고 자동차를 가족처럼 느끼게 되서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현대 자동차는 이러한 모든 사람을 광고의 타겟으로 삼아 ‘Brilliant Memories', ‘당신의 추억을 돌려드립니다’ 와 같은 말 아래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어떤 인위적인 이야기보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불러내 만든 이 광고는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속에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 광고에서 할아버지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한 번 떠나보고 싶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넘어가는 부분이 아쉬웠다. 할아버지가 은퇴를 하실 때 가족들도 함께 등장하거나, 할아버지가 가족들과 함께 행을 떠나는 부분이 추가되었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광고는 그러한 아쉬움을 제외하고는 잔잔한 스토리로 감동을 주는 훌륭한 광고라고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