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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sinnanda74

오리온 초코파이의 광고를 보면 과자라는 대수롭지 않은 제품에 '정'이라는 감성을 주입시켜 소비자들에게 초코파이는 과자가 아니라, '초코파이=정'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정의 민족이라 할 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정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는 민족적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 역시 이러한 민족적 특성과 그리고 기존의 기술의 리더로서의 삼성전자라는 기업 이미지는 강했지만. 소비자와의 정적인 소통에서는 거리가 멀었던 삼성전자 자체의 반성에서 탄생한 것이 아닐까.

이 캠페인은 1997년 4월 7일 '지하철'편을 시작하여 지금의 본 광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3d 애니메이션은 제3편 '동네tv' 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주 오래 전 광고인데도 대강은 생각난다. 지금 내 나이가 30대 초반이고 시골 출신도 아니며 게다가 그리 가난하지 않았던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솔직히 난 그러한 추억이 비록 없다 하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가슴 훈훈한 광고 였다.

그러다 세상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바뀌면서 삼성전자의 이 캠페인도 기존의 '삼성전자'서 '삼성디지털'로 바뀌었지만, 그러나 연전히 광고 기법이나 소구 내용은 일관성을 지켰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어찌 보면 역 디지털적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디지털 하면 왠지 잘 차려 입은 커리어 우먼이 노트북을 가지고 일하는 뭐 그런 것을 보여줘야 먹힐 것 같은 세상에서 꽤나 반항적인 모습으로 광고를 계속했다. 점점 가족해체적인, 세대간의 격차-내 기억으로 아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인터넷 채팅을 배운 엄마의 눈물겨운 모습을 다룬 광고가 있었다. 삐딱하게 생각하면, 디지털세대인 아들과 만남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세대인 엄마가 빨리 디지털화 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질 수도 있었던 광고였다.
환경 속에서 '가족'을 외치다니. 게다가 광고에 나오는 가족은 그저 전자제품 하나도 맘 놓고 장만하지 못하는 에어컨이 있는 대리점이 집이였으면 좋겠다고 하잖는가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소시민의 전형이다. 또한 인물들의 생김새는 어떠한가. 서구적인 8등신 미녀, 조각같은 꽃미남들이 판치고 있는 요즘의 광고와 비교하면 얼마나 촌스럽게 생겼는가. 비록 그것이 실제 인물이 아닌 애니메이션이라 할 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게 날 미소짓게 하니 이상할 노릇이다.

생각하면 그렇다. 어쩌면 너무나 디지털을 강조하는 세상이기에 '또 하나의 가족'처럼 아날로적 감성으로 소구하는 것이 오히려 먹혀 들어간 것 같다. 누가 그렇지 않던가. 모두들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하라고.

그리고 동질감. 20 대 80대 법칙이란 게 있다.
세상의 20퍼센트가 잘 나가는 놈이고, 나머지 80퍼센트는 지금의 나처럼 못나가는 놈이다. 결혼한 지 이제 4년 반 차의 주부. 그저 평범한 회사원의 마누라,
괜히 공부한다 하여 없는 살림에 왠지 모를 죄진 느낌도 갖는, 고장난 전자렌지 다음에 이사가면 사고 지금은 두살배기 딸이 그냥 장난감으로 놀게 두자고 애써 달래는 그게 바로 지금 내 모습이다. 무더운 여름날 동네 전자대리점의 빵빵한 에어컨에 잠시 더위를 잊고 웃는 광고 속 가족의 모습. 그래서 더 정이 간다.

또한 디지털은 아직도 여전히 나에겐 왠지 너무나 낯선 존재같고, 10대, 20대들의 것 같은 세상에서 삼성전자 광고를 보면, 그 디지털이란 것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끝으로 기업광고를 하면서 '장모님 생신'편 그리고 본 광고처럼 은근슬쩍 자사의 제품도 광고하는 센스! 내가 보기엔 기업 이미지 구축과 개별 제품에 대한 광고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서도 별로 티도 내지 않는 그게 '또 하나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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